『홍콩단편』은 대도시로서의 홍콩, 그 이면이 곧 대도시의 이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포착한다. 소비만능주의, 열악한 주거 공간, 명암이 극명한 예술계와 외국인 가정부, 탈도시를 위한 여가활동까지 홍콩의 크고 작은 이슈들이 곧 우리의 이슈와 닮아있음을 확인한다. 우리의 도시가 그래도 홍콩보다는 살기 좋지 않으냐는 비교 위안은 아니다. 저 조명이 꺼질 줄 모르고 욕망이 가득한 홍콩의 뒷골목에서도 누군가는 삶을 이어나가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함이다. 홍콩의 야경 뒤로 숨어들어가 힘들지만 놓칠 수는 없는 우리 삶에 위로를 주고, 오래된 좌판에 걸린 백열등처럼 작지만 따뜻하게 빛나는 희망을 찾고자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