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 앞에 길을 잃어버린 어느 가족, 그리고 그 가족 구성원 중 하나인 희영의 눈을 통해 인물들의 면면을 비추는 이야기. 그들이 어떻게 은신처에서 빠져나와 그들의 문제를 마주하고 그 안에 발을 내딛는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그리고 각자가 내민 '반걸음'은 가족의 관계를 다시 복원시킬 희망을 제시하고,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 주었으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보인다. 고작 반걸음일 뿐이지만 그것이 그 어느 걸음보다 의미 있는 것은, 그 어떤 변화도 처음 내민 그 '반걸음'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에너지는, 일상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변화임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가족의 이야기와 재준의 이야기가 희영의 시선 안에서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그 안에 녹아든 안정된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펼쳐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