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일이라는 사람은 시에 있어서만큼은 매우 진지하다. 요즘 젊은이들의 말투로 하자면 ‘궁서체’다. 이때 그것은 ‘옛날 사람’을 대표하는 말이다. 어딘지 꼿꼿하고 타협이 없으며 모든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시대와 어울리지 않을 때 ‘궁서체’라고 한다. 또한 그는 “마음을 척추 삼은”(「여생」) 시의 장인(匠人), 시의 ‘마스터(master)’가 된 사내이다. ‘마음’을 종교로 삼고 ‘말’을 죽이고 ‘무표정’을 발견해낸 사내인 것이다. 그러면서 시의 ‘위의(威儀)’와 독창성에 대해 그는 말한다. 더 완성도 있는 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의 우보(牛步)와 같은 것이 없었다면, 우리 시의 풍경은 지금보다는 훨씬 초라한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