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도 인권이 있으니, 지켜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누가 이런 말을 한다면 겉으로는 누구든지 동의는 할 것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애한테 인권은 무슨 인권” 하며 그 말을 깔아뭉갤지도 모르겠다. 특히 아이는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전통과 관습은 아이의 인권 따위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해버린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래도 ‘아이의 인권’이란 말이 낯설지는 않다. 텔레비전이나 SNS 등 미디어에서 소통되는 양육 정보 속에서 ‘인권’이란 낱말을 수시로 접했기 때문이다.이 책은 바로 “내가 인권이란 걸 별로 접해본 적이 없는데, 아이는 그렇게 키우려니 힘드네요.”라는 한 부모의 말이 상징하듯 양육의 과정에서 어떻게 아이의 인권을 존중해주어야 하는지를 다룬다. 아동 권리,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가? 아이들이 가진 권리보다는 성인으로서 아이들에게 해줘야 할 무엇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어린이는 주로 성인의 사랑과 보호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아동의 권리보다는 어른이 해야 할 의무나 책임이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아동이 성인과 같은 권리의 주체라는 것은 생소하다. 권리를 주장하고 행사하기에는 아직 어리니까 성인이 보호해 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아동의 권리들은 성인이 보장하고 지켜줘야 하는 것들이다. 아이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차별이나 학대 등의 부당한 일을 겪지 않게 보호받아야 한다. 아이들은 발달을 보장받고, 교육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알고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권리들을 성인이 지켜주지 않는데 아이들에게 가지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성인 양육자들의 생각과 실천이 중요하다. 아이를 키우는 매 순간마다 우리는 인권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어려운 점은 이런 순간에 반드시 ‘정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책을 쓰면서 저자들이 가장 고민하고 어려웠던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내용을 엮어간 이유는 단순하다. 양육의 모든 순간이 인권적인 문제임을 의식하는 것은 중요한 변화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1~3장에서는 아동의 인권을 고민하는 양육자로서 돌아봐야 할 것들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욕망과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부모-자녀의 상호 소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4~10장은 양육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아이들의 권리를 살펴보았다. 아동 발달, 건강, 안전, 인간관계, 놀이와 휴식, 자기결정권, 보호받을 권리 등이 그것이다. 물론 더 많은 권리들이 있겠지만 그 중 일상에서 매번 만나게 되는 권리들을 위주로 하였다. 마지막 11장은 양육의 과정에서 아동권리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어떤 변화를 이루어야 할지 그 지향점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그러면서 저자들은 이와 같은 생각과 고민들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변화를 위한 노력을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