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옥 수필은 절제되고 구체적인 이미지의 형상화로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인식의 문이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만나는 의미는 신세계의 반짝이는 빛처럼 눈을 뜨게 한다. ‘어머니의 등에 달 하나가 떠 있다. 동그랗고 외롭게 말아 올라가 이제는 아흔두 개의 뿌리가 허옇게 드러난 채 볼록하게 솟아올라 있다. (수필 「어머니의 달」 중에서)’ 평생 들일 하시느라 동그랗게 굽은 어머니의 등을 달이라는 빛의 존재로 밝혀내어 헌신의 상징적 가치로 세워내는 묘사는 언어가 지닌 아름다움의 극치가 아닌가 싶다. 박경옥 수필문학의 매력은 세탁기 속의 각기 용도가 다른 빨래를 하나하나 빨랫줄에 펴 햇볕에 널듯이 조곤조곤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거미줄 풀듯 세심하게 풀어내는 일이다. 편편이 끊임없는 감동으로 독자의 시선을 놓아주지 않는다. 이렇게 한 권 분량의 수필 45편의 이야기를 감명 깊게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다. 훌륭한 수필가로 알려져 있지만, 좋은 시를 쓰는 시인임에도 틀림없어 박경옥 문학의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