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국정농단 사건으로 시작된 촛불집회, 그리고 헌정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정치시계를 앞당겨 치른 선거였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의 정치 지형은 거대한 지각변동을 경험했고, 유권자의 경험과 태도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격동을 겪으며 치러졌다고 할 수 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민주화를 이루어낸 뒤 30년 동안 세대가 변했고, 새로운 정치, 새로운 통치 패러다임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팽배해졌다. 또한 한국 정치의 보수세력은 분열과 재편을 겪고 집권당으로서 국정 운영의 실패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대선 레이스에서 경주해야 했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시기와 사건, 그리고 거센 변화 속에서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동아시아연구원은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패널여론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연구 성과를 묶어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시리즈를 출간해 왔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탄핵정국과 조기 대통령선거로 인해서 그 사회적인 관심은 매우 높았지만, 선거 연구를 위해 과거 선거처럼 차분하게 사전에 계획을 짜서 대통령선거의 전 과정을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는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동아시아연구원은 발빠르게 국내 선거 연구 전문가들로 연구진을 구성하고, 한국리서치와 함께 선거 전후 두 차례의 패널여론조사를 압축적으로 실시하여 제19대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주요 이슈와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태도 변화를 추적하였다.
이 책에는 지난 19대 대통령선거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요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여론조사에 기반을 둔 실증적 연구를 담고 있다. 보수의 몰락과 재편이라는 한국 정치의 거대한 변화를 비롯하여,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들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선거 및 여론분석연구 전문가 10인이 참석하였으며, 각자의 연구 관심과 전문성에 따라 9개의 개별 장을 집필하였다. 여론을 파악하는 것은 이 시대의 요구와 과제를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단지 한국 선거정치의 연구라는 학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사회의 모습을 읽어내고 변화하는 한국의 정치와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데 건전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