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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사랑
글쓴이
양기창 저
출판사
문학들
출판일
2018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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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노동의 현장에서
낮은 곳을 응시하는 자의 노래


노동자 시인 양기창의 첫 시집 『불사조 사랑』(문학들 간)이 출간됐다. “현실의 천은 어떻게 생겨 먹었는가?/비단천인가 아니면 생존권 사수가 빽빽이 적힌 현수막인가?”(「흔들거려」). 미사여구가 드물 만큼 그의 시는 매우 선언적이고 간명해 보이지만, 그것이 공허하지 않고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가 부르는 노래들이 정직하게 땀 흘리는 노동의 현장에서 싹 텄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는 장미꽃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오월, 회사 정문 앞에서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호루라기를 불며 투쟁하고(「호루라기」), 쪽잠 자고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 “나, 너, 우리/나, 투사, 노동자” “금성과 목성 그리고 초승달”을 세 개의 꼭짓점으로 바라보며 삶의 의지를 다지면서 한 편 한 편의 시를 써왔다.

시 쓰는 일을 “나의 절박함을 알아주라는 투정”, “더 나은 세상을 바꿔 보자 하는” 행위로 이해하는 그는, 현란한 수사의 시들이 자칫 명확한 현실의 모순들을 왜곡시키거나 덮어 버릴까 우려한다. 삶의 고비, 역사의 고비마다 스스로를 희생하는 힘이 삶을 지탱하고 역사를 발전시키는 동력이라고 믿기에, 그의 시들은 늘 낮고 그늘진 곳에서 움트는 생명 있는 것들의 몸짓에 닿아 있다.

“사려니숲길을 걸어 보아요”라고 시작하는 서정적인 운율에는 ‘제주4·3’으로 쓰러지고 사라져간 “기가 막히고 억이 막힌 영혼들”(「작살나무 사랑」)의 숨결이 배어 있으며, 광치기해변에서는 “사월의 역사와 함께 온갖 감각기관을 때리는 파도를”(「출사」) 만나게 된다. 화학산 너머 소망태 골짜기에서는 기관총을 맞고 쓰러져간 전사자들의 넋을 달래며 “낮게/아주 낮게/광대나물이 꽃을 밀어내”는 모습을 응시한다. 그는 “강은 광대나물의 눈물에서부터 시작되었다.”(「화학산 너머」)고 믿으며, 이러한 낮고 웅혼한 시선은 지리산과 섬진강 그리고 삶의 현장마다 곡진하게 닿아 있다. 양기창 시인은 광주청년문학회, 노동자문예연구회, 광주노동자문학회 등에서 활동해 왔으며, 노동 현장에서 땀흘리며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시를 써왔다. 2014년 “작가”지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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