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갈구하는 고통의 서정시
‘북한의 솔제니친’으로 불리는 현역 북한작가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이 발간됐다. 2014년 단편소설 모음 『고발』에 이은 두 번째 작품집이다.
『고발』을 통해 북한주민의 생활 자체가 공포요 노예의 삶임을 일깨워준 반디는 『붉은 세월』에서 시(詩)라는 도구를 통해 북한인민의 현실적 고통을 뼈저리게 드러내는 한편,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한 서정적·문학적 비판을 담아냈다.
정호승 시인은 시집에 수록된 해설에서 “반디의 시는 수십 년간 지옥과 같은 시대를 노예처럼 사는 현실 속에서 쓴 시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서정시의 옷을 입고 있었다. … 그러나 나는 그의 시에 내재된 이 서정성 때문에 북한 인민들의 고통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서정에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일찍이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시집 전체에서 배어나오는 그 ‘지옥의 눈물’을 함께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평했다.
반디의 친필 원고를 북한에서 반출해온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50편의 짧다면 짧은 시 묶음으로 내놓는 이번 작품은 좀더 작가 반디 선생의 저항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북한 노예주민과 함께 무엇을 지향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보여주려 절규한다”며 쉽게 ‘헬조선’을 말하는 이들에게 세계 최초로 발간되는 반디의 시집 『붉은 세월』의 일독을 권했다.
“익명의 북한 반체제 작가가 쓴 혹독한 픽션”(뉴욕타임스) 등의 평가를 받은 『고발』은 27개국 20개 언어권에서 출판되었으며 영국 국제펜클럽 번역상 수상, 유럽의회 안드레이 사하로프 인권상 후보, 2018 미국 아스펜 워즈 문학상 후보로 지명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번역 문학 전문지 월드 리터러처 투데이의 ‘2017 주목할 번역서 75’에 꼽혔고,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 ‘2017 글로브 100’에도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