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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이름
글쓴이
권오길 저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출판일
2018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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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권오길

대중과학의 친절한 전파자로 활약하고 있는 ‘달팽이 박사’이자, 우리 고유어(토박이말)를 많이 쓴다고 하여 ‘과학계의 김유정’이라 불리는 생물학자이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생물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기고교, 서울사대부고 교사를 거쳐 강원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강원대학교 명예 교수로 있으면서 글쓰기와 방송, 강의 등을 통해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었다. 2026년 9월 11일 향년 86세로 별세했다.

1994년부터 [강원일보]에 「생물이야기」를, 2009년부터 [교수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약 10년간 [월간중앙]에 「권오길이 쓰는 생명의 비밀」을 연재하였다. 쉽고 재미있는 과학을 알리는 데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저작상, 대한민국과학문화상 등을 받았고, 이외에도 강원도문화상(학술상), 동곡상(교육학술 부문)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1994년 『꿈꾸는 달팽이』를 시작으로 『인체기행』, 『생물의 죽살이』, 『흙에도 뭇 생명이…』 등을 비롯해 ‘우리말에 깃든 생물이야기’ 시리즈인 『달팽이 더듬이 위에서 티격태격』, 『소라는 까먹어도 한 바구니 안 까먹어도 한 바구니』, 『눈 내리면 대구요, 비 내리면 청어란다』, 자연과 인문을 버무린 『과학비빔밥』(전 3권) 등 50여 권이 있다.

책 소개

분야자연과학
달팽이 박사, 『생명 교향곡』의 선율을 잇다
향수 어린 자연에서 들려온 만물의 노래

“푸나무도 살갑게 제 이름을 불러 주면 어김없이 살래살래 고개 흔들고 쌍긋빵긋 웃으며 반기다가, 얼결에 뿌리째 확 뽑아 열쌔게 당신께로 후다닥 마구 달려올 것이다.” ?본문에서

이름은 지칭하는 이와 지칭되는 이를 강하게 연결하는 가교였다. 출간 14개월 만에 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82년생 김지영』이 좋은 예다. 『82년생 김지영』의 저자 조남주는 대법원의 통계 자료에서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사이에 가장 많이 등록된 여아의 이름으로 제시되어 있는 ‘김지영’을 주인공에게 붙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이름을 책 제목에 내세움으로써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의 여성 모두를 호명하고, 한국 사회에서 차별과 억압을 보편적으로 겪는 여성 모두를 연결해 하나의 정체성을 구성해 낼 수 있었다.
생물학계에서 이름의 중요성을 인식한 이는 18세기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였다. 그는 각각 속과 종을 나타내는 두 라틴 어 단어로 된 학명을 생물에 부여하는 ‘이명법’을 창시해 현대적 생물 분류학의 정초를 놓았다. 즉 이름은 단지 대상을 지칭할 뿐만 아니라 과학 지식을 공유하고 체계화하는 수단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학명은 우리의 일상 생활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을뿐더러, 일반명조차 잘못 알려진 경우가 허다하다.
그 단적인 사례를 우리는 지난 2017년 10월 한 외래종 개미를 통해 목격했다. 부산항에서 발견된 이 개미를 정부 당국과 언론이 처음에 ‘붉은독개미’로 호명함으로써, 그 독성에 관해 과장된 정보들이 유통되었고 공포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당시에 학계에서는 분류에 맞게 ‘붉은열마디개미’를 제안했으나, 정부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채택된 이름은 분류학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붉은불개미’였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정확한 과학 지식을 반영하고 있는 정확한 이름의 필요성을 우리에게 증명했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하는 『생명의 이름』은 이처럼 저마다의 이름과 사연을 간직한 채 우리의 산천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서, 인간과 함께 이 땅에서 살아 온 생물들의 이야기를 묶어 맺은 결실이다. 저자 권오길 강원 대학교 생물학과 명예 교수가 《조선일보》 토일섹션 「Why」와 《월간중앙》에 연재한 원고를 한 권으로 엮었다. 저자는 수도 여자 중·고등학교와 경기 고등학교, 서울 사범 대학 부속 고등학교에서 25년간 교편을 잡으면서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어 소통해 왔다. 이러한 그의 이력은 『꿈꾸는 달팽이』와 『생명 교향곡』을 비롯한 50여 편의 저작 활동과 방송 활동, 강연으로 이어졌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강원도 문화상(2000년), 한국 간행물 윤리상 저작상(2002년), 대한민국 과학 문화상(2003년), 동곡상(2016년) 등을 수상했다. 한편 “고추나무 앞에 퍼질러 앉아 고추 안에 든 씨앗을 헤아리는” 저자의 모습에서, 초동목수 시절부터 품어 온 호기심을 여전히 잃지 않고 수십 년간 달팽이 등의 연체동물 탐구에 매진해 온 야외 생물학자, ‘달팽이 박사’로서의 일생을 읽을 수 있다.
전작 『생명 교향곡』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라 펼쳐지는 생물들의 생태 이야기를 그려 냈다면, 『생명의 이름』은 생명과 우리의 사이를 잇는 이름에 주목했다. 제철보다 이르게 설익은 채로 떨어지고 만 ‘도사리’, 매미가 탈바꿈한 자리에 남기고 떠난 ‘선퇴’, 겨울에도 푸르게 겨우겨우 살아가는 ‘겨우살이’처럼, 우리의 말이 낱낱이 새겨 놓은 검질긴 생명의 이름들은 이 책에 기록됨으로써 다시금 언어로서의 생명력을 회복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생물들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그 생물들을 탐구한 우리말 자체를 아울러 파고든 한 노학자의 아름다운 수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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