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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판타지
글쓴이
오세아 저
출판사
시공사
출판일
2011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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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건강 취미
분명히 무시무시한 모스크바였어.
어느새 이렇게 판타스틱해진 거지?


프랑스인 남자친구가 러시아에 가자고 했을 때, 저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유배지였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수많은 혁명가와 러시아 시인들. 그들의 암울한 얼굴이 하나둘씩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제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스킨헤드족까지. 그녀의 과도한 두려움은 급기야 모스크바를 절대 가서는 안 되는 곳으로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사랑하나 믿고 모스크바로 갔다. 공항에 내려 회색빛 거대한 빌딩들을 바라볼 때 그녀의 앞날도 잿빛으로 물들지나 않을까 꽤 걱정했다. 입구와 출구가 따로 있는 건물들, 암호 같은 러시아 문자는 그녀를 더 절망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던 그녀가 모스크바에서 1년을 넘게 살았다. 물론 적응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마치 초보 스파이처럼 생활했던 파란만장한 모스크바 일기는 그녀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정도로 익사이팅한 것이었다. 이제 그녀는 도스토옙스키 지하철역의 예술성을 논하고 봄날 모스크바 시내에 경쟁하듯 펼쳐지는 테라스의 어느 자리가 모히토 한 잔을 들이켜기 좋은지도 알고 있다. 그리고 여행자들에게 굼 백화점보다는 진짜 쇼핑을 하기 원한다면 쭘 백화점이나 지하보도로 가라고 자신 있게 권한다.

우리에게 아프리카만큼이나 알려지지 않은 모스크바. 어쩌면 지구 위의 어떤 오지보다도 더 왜곡되고 있는 모스크바는 이제 더 이상 그녀가 상상하던 험한 곳이 아니었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접하던 모스크바는 또 다른 페이크에 지나지 않는다. 머릿속의 단단한 장막을 걷으니 귀엽고, 근엄하고, 부드러운 세계가 나타났다. 마치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모스크바에서 사계절을 보냈지만, 저자에게 모스크바는 아직 판타지 가득한 세계다. 오늘도 우연히 지나친 허름한 집이 어느 대문호의 생가가 아닐까 호기심 가득한 눈을 반짝이며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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