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광장의 아이스링크: 문화로 읽는 오늘의 러시아』는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를 연구하는 다섯 명의 전공자가 공동의 작업을 통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위치한 러시아 사회의 현재 모습을 우리의 시각에서 포착하고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제목“붉은 광장의 아이스링크”는 러시아 사회의 이 같은 변형 과정을 상징한다. 2006년 겨울 붉은 광장의 국영백화점(GUM) 앞에 문을 연 아이스링크는 러시아적 전통에서 보면 분명 파격적 사건이다. 크렘린 궁의 중심 건물과 레닌 묘가 정면으로 보이는, 이전 같으면 성역이나 다름없는 공간에서 러시아 청소년들이 입장료를 내고 즐거운 표정으로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러시아 사회의 근본적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척도이다.
저자는 제1부는 국영기업 사유화 과정에서 불법적 방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옐친 시대의 올리가르키 권력 집단과 푸틴의 등장 이후 정치권력과 경제를 동시에 주무르고 있는 정보기관 출신의 실로비키 세력의 등장 배경과 상호 역학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제2부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인들이 경험한 정신적 충격의 여파와 정체성의 위기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피고 있다. 제3부는 모스크바와 러시아에서 가장 서구적인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외관 변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거대 도시를 지향하는 러시아 양대 도시의 역동적 변화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제4부는 러시아 신흥 부자들의 소비행태와 전통적 여성미 대신 상품화된 성문화가 활개를 치는 현란한 변화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