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는 국가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존재들은 결국 가난한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독재자나 민병대원은 무능하고 사악한 어른들의 표본처럼 보이고, 아이들을 돌봐줘야 할 부모들은 아이들 곁에 없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마에스트로’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비얀데스 할아버지를 일컫는 말이지만 아이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상적인 어른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비얀데스 할아버지는 당장 생계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지언정 아이들이 음악을 알고 거기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이 음악 학교의 폐허 속에서 부서진 악기들을 주워들고 연주를 시작할 때 거기에는 단순한 슬픔과 위로 이상의 감동이 담겨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