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스』와 『장마』등의 고영훈 작가가 그려내는 사랑 이야기.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연출 기법과 세밀하면서도 공감 가는 심리묘사, 현실에 뿌리를 둔 생생한 캐릭터 구축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텔링이라는 자신의 장기를 이용해, 장애라는 불가능 소재를 사랑의 따스함으로 멋지게 재탄생시키고 있다. 긴장과 이완, 웃음과 슬픔이라는 상반된 코드를 능숙하게 다루며 절묘한 호흡의 스토리 라인. 그 안에서 작가가 자신의 의도대로 인물 사이의 갈등구조를 영민하게 엮고 풀어내는 모습을 바라보며 놀라움과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보지 못하는 남자, 민근수. 듣지 못하는 여자, 전소리. 이 둘이 함께 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몰이해 속에서도 근수와 소리는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며 행복한 나날을 같이 보낸다. 매일 아침, 근수는 알람소리에 맞춰 소리를 깨우고 소리는 보지 못하는 근수를 위해 그의 일상을 돕는다. 각자의 부족함을 채우며 서로에게 더 많은 도움과 더 많은 사랑을 주는 그들이지만 불과 3년 전만 해도 둘은 모르는 사이였다. 게다가 당시 근수는 시력을 잃어버린 상태도 아니고 나름 인기 있는 만화가였다. 소리 또한 자신이 어릴 때부터 자라 온 보육원에서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내고 있었을 뿐이었다. 3년 전 이 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