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이태리 요릿집 「라꼼마」의 주인장이자 글 쓰는 요리사로 알려진 박찬일, 그의 신작에세이다. 『보통날의 파스타』나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와 같이 히트를 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를 주제 삼았다지만, 이 책은 단순히 음식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혹은 지금껏 잘못 알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생활사 전반을 아울러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거의 모든 것의 이태리’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어쨌거나, 『어쨌든, 잇태리』라니. 글쎄, 이걸 안 보고 이태리를 돌아다니면 재미없을 거라니. 알짜배기 이태리通 박찬일의 진짜배기 이태리 가이드, 덕분에 우리 모두 이태리에 한 발 더 가까워져보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책은 총 스무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편의상 장으로 구분하긴 했으나 내용으로 보자면 이러한 나눔이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 또한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아무 페이지나 후루룩 넘겨서 읽어도, 설사 그러다 만다 해도 아무런 찜찜함이 남지 않는 글이다. 뒷담화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물고 뜯는 게 이태리라는 큰 고깃덩어리라는 인지만 있으면 그 살덩어리를 구워 먹든, 삶아 먹든, 튀겨 먹든 그것은 철저히 먹는 사람의 자유니까. 씹는 맛이 있으니까 최소한 씹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잊지는 않을 것이니까 말이다.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마치 조각 피자처럼 한 판을 이루고 있는 이번 책을 가만 들여다보면 하여튼, 별별 얘기들이 다 나온다. 듣고 있자니 이태리에 대한 환상을 쨍그랑, 하고 다 깨버리는 얘기들이다. 이태리의 음식과 와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이태리의 소매치기, 경찰, 요리사, 운전사, 매표소 직원과 같은 사람에서부터 이태리의 비행기, 기차, 버스, 택시 등의 교통수단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이태리는 생활이자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수많은 체험담으로 확실히 각인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