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등단 이후 10여 년 동안 독특한 소재와 주제의식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소설가 한차현. 그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소설집은, 그간 발표한 단편들 가운데에서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은 자선집(自選集)이기도 하다. 표제작 외에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 「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 등 일명 ‘미친’ 시리즈를 비롯, 「차이와 반복, 요컨대 TV적인 것과 리모컨적인 것이란」, 「에티카,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증명된」, 「자비로운 그녀」를 수록했다. 고전적 서사의 우수와 신랄한 위트가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작품들은, 기억과 망각·현실과 비현실·과거와 미래 등이 뒤섞여 만화경 같은 풍경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