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길에서 보낸 저자는 자동차나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고 순수 도보로만 국토를 종단했다. 그는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로 첫째,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꼽는다. 심각한 환경재앙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화석에너지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도보여행은 그만큼 지구에 보탭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두 번째 이유는 자연과의 대화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길에 집중해야 하는 자전거여행보다 자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도보여행은 자연과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응시하는 교감을 가져다 준다. 셋째로는 사람 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현지 주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데서 도보여행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걸으면서 일어난 다양한 이야기와 풍경을 독자들의 눈앞에 펼쳐놓는다. 동떨어진 감상적 여행담이 아닌,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는 생생한 체험담인 것이다. 길 가다 목이 말라 물을 얻어 마신 이야기, 동네 아이들과 나눈 사소한 대화 등은 어찌 보면 흔한 이야기지만 쉬이 발견할 수 없는 보석과 같은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저자의 여행이 값진 이유는 차가 전혀 다니지 않는 비포장도로를 고집했다는 점, 유명 관광지를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점, 초보자도 걸을 수 있는 쉬운 코스를 택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북적거리는 도시의 생활에서 여유를 즐기고픈 우리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용기 있는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