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너'라는 대상을 만나지 못해 독백이 습관인 한 젊은이가 새벽 여행을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둠이 밝음을 마중하고 밝음이 어둠을 배웅하는 곳에서 마음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며, 아무것도 없는 백지 같은 공간에 자신을 한 점으로 찍어두고 선을 그리듯 그렇게 젊은이는 걸어간다. 그는 침묵하는 것에 마음의 소리를 귀 기울이며 내 마음이 머물 수 있는 너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밝음이 어둠을 맞이하고 어둠이 밝음을 보내는 저녁에 지쳐서 다시 돌아온다.
그는 사막에서 길을 잃으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링반데룽처럼 그리움이 날마다 반복하며 새벽이나 이른 아침부터 떠나 결국 저녁에 외로움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독백하는 사람은 침묵하는 플라타너스 나무와 천년 바위 그리고 가로등에게 대화를 청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그들을 알지 못하던 그가 그들의 침묵 속으로 들어가 '이해'라는 마음길을 내자 조금씩 그들이 가진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된다.
책에서 작가는 그냥 스치고 지나칠 법한, 아니 너무나 일상적이고 흔한 것들이어서 그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에게도 하나하나 그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심어 준다. 말이 없지만, 말할 수 없지만 그 마음을 읽고 배려하는 그리고 생각하게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 시인으로서의 섬세함과 독창성을 바탕으로 시적 특유의 문장을 창조하여 읽는이로 하여금 가슴 져미는 여운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