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과 ‘국적’과 ‘조국’이 다른 존재의 괴이함을 딛고, 자신들의 조국으로 돌아오기를 꿈꾸었던 청춘들. 우리가 외면했거나, 까맣게 몰랐거나, 우리 중 일부는 경험했을 1950년대 도쿄의 ‘조선학교’ 중고교생들의 뜨겁고 가슴 시린 성장이야기.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학교에 다닌 재일 2세대들에게 우리말은 ‘모국어’였으나 ‘모어’가 아니 었으므로 부모들은 귀국을 앞두고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쳤다.
패전 후 사회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일본 전역에 500여 곳이 넘는 국어강습소가 생 겨났지만 본국의 외면과 일본정부의 탄압으로 현재는 60여 곳 남짓 남아있는 조선학교.
두 차례의 조선인학교 폐쇄령으로 전후 최초의 비상계엄령까지 선포되었던 조선학교 탄압의 과정을 생생히 재현했다. 재일동포 스스로 민족교육의 암흑기라 부르는 이 시기, 도쿄도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5년간 존속되었던 도립학교 기간 동안 이 학교의 중고생들은 일본인 교사와의 갈등과 화해, 전쟁이 터진 남쪽에서 일본으로 밀항 온 후 거리에서 밀입국자로 검 거 되어 한국으로 강제소환 된 친구와의 이별, 일본학교에서 편입한 신종 전학생과 깊은 우정을 쌓는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환경인 조선인 부락의 풍경과 그곳에 사는 동포들의 모습도 생명력 넘치게 묘사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풍경과 인물들,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이 분단된 남쪽의 우리들에게는 낯설 고 생소하기만 하다. 차별받는 존재로 잔뼈가 굵은 조선학교 학생들의 끝나지 않는 성장통 이 해방 후 70년이 지나도록 외면하고 있는 반쪽의 조국에 왜냐고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