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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플레누스 6권
글쓴이
양효진 저
출판사
가하 에픽
출판일
2018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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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양효진

1989년 경주 출생. 유독 책이라면 아끼지 않고 사 주신 부모님 덕분에 책장 일곱 개로 가득 찬 방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 영향이 컸는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꽁냥꽁냥 소설을 쓰기 시작해 하나하나 작품을 쌓고 있다. 예스24 e연재와 다음 스토리볼에서 『파란만장 태자호위담』을 연재하기도 했다.

출간작으로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계약의 목걸이』, 『너의 온기에 안기다』, 『눈부신 그대』, 공동출간작으로 『겨울 엔딩』, 『하늘 창』,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 『차아제국 열애사』,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 외전-칼리지편, 허니문편』, 『와일드 플라워』 등이 있다.

책 소개

분야로맨스
1. 작품 소개

『너의 기억을 남겨둔 건 그래야 이 세상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야. 에모,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란다.』

전쟁은 승리하였으나 밀 농사는 폭망이라! 용사와의 싸움에서 진 마왕이 죽기 직전 뿌린 저주로 대기근이 든 리폴카 제국. 나 에우데모니아 플레누스는 대륙의 식문화 발전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전생의 지식을 간직한 채 이 땅에 태어났다!
사람들은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으면서도 감자도, 고구마도, 토마토도 먹지 않는데……. 꼬마 영주님의 대륙판 ‘삼시 세끼’ 프로젝트!

“아기씨는 식복을 가지고 태어나셨습니다. 저의 힘이 강하지 않아 환영을 오래 보지 못하였습니다만 생전 본 적 없는 수많은 음식들이 아기씨의 미래에 존재했습니다. 평생 굶지 않고 맛있는 걸 잔뜩 먹으며 사실 겁니다.”

정신만 전생의 성인이면 뭐하나, 몸은 아기인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아웅, 큰일이다!

2. 미리 보기

“아니, 외교부는 왜 이 사실을 빨리 알려주지 않은 건가요!”
“카번클러 님도 그저께 소식을 들으셨다네요. 외교부보다도 저희 쪽에 더 먼저 말씀해주신 겁니다. 하여간 문제가 생길 시 난리가 날 거예요. 사절단이 머무르는 동안 무조건 아이들을 잘 돌봐야 합니다.”
“다람쥐면 많이 뛰어다니겠네요. 근데 추워서 밖에서 놀게 하긴 좀 그런데.”
“큰 방에다가 놀이기구를 들여놓죠. 창고에 대대로 내려오는 황족 전용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아이 하나에 전담시녀 하나씩 붙이고. 몸이 날렵한 병사도 요청해야 합니다.”
밀어닥치는 일의 홍수에 정신이 없었다. 그나마 다른 큰 건들은 미리 다 처리를 해놔서 망정이지. 우리는 빠진 게 없나 꼼꼼하게 확인해가면서 정신없이 사절단 맞을 준비를 했다. 아이고, 나중에 지시사항들이 잘 반영되었는지 일일이 확인하러 다녀야 하는데. 발바닥에 불나겠네.
덩달아 황제인 피스도 바빠졌다. 수인족 아이들이 머무는 궁에 배치병력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황궁 안 병력 이동은 황제의 승인이 필요하다. 서류 업무를 싫어하는 기사단장들이 죽을상을 하고 집무실을 들락날락거렸다.
사흘 후에야 간신히 짬이 생겨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달콤한 걸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피스는 나를 맞이했다.
“겨우 끝났어.”
“수고했어, 피스.”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그래도 오늘부턴 조금 더 일찍 잘 수 있다!”
피스가 기지개를 쭉 켰다. 맞은편에 앉은 나는 빈 잔에 차를 따라주었다. 겨울인데도 얼음이 가득 들어 있는 냉차였다.
“어차피 건물 안은 따뜻하니까 냉차로 가져다 달라 그랬어.”
“답답했구나. 새벽에 훈련하지 않아?”
“외삼촌이랑 하긴 하는데, 그래도 그 시간 외에는 최근 거의 못 나갔으니까. 그리고 이 차는 차갑게 마셔야 더 맛있잖아.”
“맞아. 마카롱하고 잘 어울리고.”
달콤한 마카롱과 약간 씁쓸하면서 깊은 맛이 도는 냉차는 궁합이 좋았다. 간식을 해치우면서 우리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에룸의 고백을 말하자마자 피스는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워했다.
“대단한데? 자그마했던 에룸이 정말 다 컸구나. 게다가 긍정의 답도 단번에 받아내다니. 남자군, 남자!”
“아직 우리 부모님한테는 말씀을 못 드렸지만, 조만간 올라오실 테니까.”
부모님은 송년파티 사흘 전에 텔레포트 하실 예정이다. 그리고 파티 전날, 아카데미에 가지 않는 에룸은 부모님께 직접 레스파 영애와의 교제 사실을 말씀드릴 거라고 했다. 나는 파티 막바지 준비로 바쁘기 때문에 같이 있어주지 못하지만 밤에 와서 반응을 볼 생각이다.
“두 사람 건은 여차하면 내가 나서서 해결하면 되니까.”
“오오, 각 가문의 가주들을 불러서 비밀회담 하는 거야?”
“황제 폐하니까 제국민의 행복을 위해 나서야 하지 않겠어? 그나저나 퐁폼족이 걱정이네. 족장 부부한테 자식이 넷이나 된다던데.”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어. 전담시녀들은 아티팩트로 무장시켰지. 어지간한 문제는 전부 대응할 수 있을 거야.”
“원래 수인족들이 황궁에서는 완전 인간형을 어지간해선 풀지 않거든. 자기 소개할 때만 잠시 풀어. 증명을 해야 하니까.”
“음, 애들은 변신 못 하겠지?”
“꽤 높은 확률로 꼬리를 달고 다닐 거야. 귀엽긴 하겠네.”
통통하고 복슬복슬한 다람쥐 꼬리라. 어디 숨어도 찾긴 쉽겠다.

접시가 텅 비자 피스는 커다란 소파에 드러누웠다.
“이래서 파티가 싫어. 이 귀찮은 걸 왜 자꾸 하자는 건지, 원.”
“자기들이 준비 안 하고 즐기기만 해서 그런 거 아닐까?”
“그렇군. 다음부터 파티가 적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준비를 시켜야겠어. 집에서도 부인들이 다 하니까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날 괴롭히는 거야.”
말을 하며 피스가 심술궂은 표정을 지었지만 얼굴이 잘생겨서 밉지가 않다. 소파 아래는 푹신한 러그를 깔아놔서 주저앉아도 괜찮았다. 나는 팔에 얼굴을 괸 채 엎드려 살짝 눈을 감았다. 으, 편해.
“에모, 졸려?”
“조금. 하지만 삼십 분 뒤에 돌아가야 하니까. 참아야지.”
“바닥은 차가워. 이리 와.”
몸이 둥실 떠올라 소파에 엉덩이가 닿았다. 아니, 맨바닥도 아니고 러그 위에 앉았던 거라 하나도 안 추운데. 이건 그냥 피스가 날 끌어안고 싶어서 그런 거다.
하지만 폭 감싸오는 온기가 나도 싫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다. 따뜻하고, 손에 닿는 근육들이 아주 탄탄하다. 어렸을 때는 몸집이 비슷했는데 말이야. 피스는 밖에서 고생을 많이 했을 텐데도 다행히 건강하게 자랐다. 어머니가 열심히 챙겨먹인 보약 덕분일지도.
“졸리면 잠깐 자도 돼. 내가 깨워줄게.”
“아니야. 심장 소리가 들려서 졸음이 달아났어.”
“흐음.”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지만 지금은 그저 잠깐의 평온함을 즐기고 싶다. 이제까지 열심히 일했으니까, 이 정도는 쉬어도 벌 안 받겠지. 여신님도 사람이 쉴 때는 쉬어야 한다고 그러셨어!
피스는 내가 무겁지도 않은지 뒤척임 한번 없이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루 종일 이러고 있으면 진짜 좋을 텐데.”
“이 자세로? 힘들걸.”
“자세 말고. 뒹굴거리는 거 말이야. 돌아가야 한다는 말도 슬퍼. 내 옆이 에모의 돌아갈 곳이 되면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는데.”
나직한 목소리와 살짝 그늘진 표정에 마음이 덜덜 흔들려서 나도 모르게 ‘당장 결혼하자!’라고 외칠 뻔했다. 이거 호, 홀린 거지? 맞지? 으아, 무서운 유혹이야. 좋아한다는 말보다 이게 몇 배는 더 센 공격이다!
순식간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뜨끈한 내 볼을 어루만지며 피스는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었다.
“에모가 날 더 사랑해주면 기쁠 거야.”
“저기 그 ‘더’라는 기준이 뭐야? 좀 구체적으로 말해줘. 피스.”
“음, 어렵네.”
내 질문에 곰곰이 생각하던 피스는 곧 뭔가가 떠올랐는지 아름답게 웃으며 대답했다.
“튀긴 닭다리를 둘 다 양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일까. 나는 에모에게 닭다리 두 개를 전부 줄 수 있어.”
“한 마리 다 튀겨도 꼴랑 두 개인데. 전부 다 날 준다고?”
“응. 양념을 반만 묻힌 반반 닭튀김어도 전부. 에모가 먹고 싶다고 한다면.”
으아아, 나 완전 감동 먹었어. 마음이 순식간에 ‘결혼은 잘 모르겠다!’에서 ‘결혼해도 괜찮겠는데?’ 쪽으로 기울었다. 전생, 현생을 통틀어 닭다리를 누가 먹느냐는 항상 논쟁거리였다. 가족이어도 싸웠다고?
그런데 전부 날 줄 정도로 사랑한다니! 세상에 이런 남자가 또 어디 있을까. 적어도 내 기억 속에선 없었다.
“피스, 이제 한 달에 한 번씩 같이 닭튀김 먹자. 내가 다리를 양보하고 싶어지게 되면 말해줄게.”
“지금은 아직 무리구나? 하긴 에모는 다리를 특히 좋아하니까. 데이트는 언제나 환영이야.”
아무리 고민해도 하나는 먹어야 할 거 같다. 닭튀김을 먹는데 다리가 없다니. 으으, 너무 괴로워. 상상만 해도 힘든데. 피스, 정말 대단해.
“근데 나 혼자 다리 두 개 다 먹으면 욕심 많다고 여신님한테 혼날 거 같아.”
그러자 피스는 목소리를 낮추더니 전부 나 혼자 먹는 대신 자기에게 키스를 해주면 괜찮을 거라고 속삭였다. 도저히 말을 더 할 수가 없어 나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끙끙 소리만 냈다. 그래, 세상에 공짜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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