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돔비 부자 상사를 기점으로 하는 찰스 디킨즈(Charles Dickens 1812-70)의 후기작 중 필자의 전작(前作)인 디킨즈 후기소설 연구에서 다루지 못했던 데이빗 커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을 포함하여 어려운 시절 작은 도릿 막대한 유산 같은 그의 대표작에 대한 작품론을 중심으로 한 연구서이다.
개별 작품론을 관통하는 관심사는 근대 자본주의사회가 전 근대사회에 비해 달성한 ‘발전’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상실’이라는 이중성에 대한 것이다. 산업혁명을 계기로 역사상 최초로 본격적인 근대국가를 수립한 19세기 영국에서 사람들의 삶은 이전 어느 시대에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변화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하게 된다.
근대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장편소설은 삶의 구체적인 질과 결을 탐구하고 그 전후맥락을 전달하는 데 있어 다른 사회학적 보고서나 역사적 사료보다 특장이 있으며, 영국 최고의 소설가라고 할 수 있는 디킨즈의 작품은 근대화의 충격 속에서 창조적인 인간정신이 그 의미를 해석하고 기록하고 평가한 위대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본서를 통해 독자들은 공적 삶과 사적 삶의 분리라는 역사적 과정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탁월한 사례 중 하나이며 이러한 분리과정이 포함하는 인간적 손실을 일관되게 제시한 디킨즈 문학의 본령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근대적 주체의 분열이 철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자본주의적 근대의 핵심원리에서 비롯하는 것이라는 통찰을 문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