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몸은 문화의 결을 반영하면서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모한다. 몸은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체이며 생식과 노동과 소비와 지배의 대상이다. 특히 권력은 아득한 옛날부터 개인이나 집단 차원에서 몸을 가시적으로 또는 비가시적으로 통제해 자신의 존립기반을 강화해왔다. 성과 인종, 계급 사이의 차별은 현실에서는 몸에 규제와 폭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억압에 대한 해방운동도 그 몸을 속박하는 규제와 폭력에 저항하는 형태로 표출된다. 요컨대 몸은 인간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거울이다.
이 책은 몸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지나치게 편향되어 몸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스스로 막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에 경종을 울린다. 몸의 역사에 관한 이론과 방법,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몸과 권력, 몸을 둘러싼 담론 등 몸에 대한 다양한 주제 탐색을 통해 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 단초를 제공한다. 또한 성, 낙태, 동성애, 몸의 손상, 사형제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시간상으로도 고대에서 현대까지 넓게 걸쳐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분히 계몽적인 성격의 글에서 매우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글까지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