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이야기책] ‘긴글’로 작가 박완서가 1977년 〈신동아〉(2월호)에 발표한 단편소설입니다. 광주리 채소장수에 날품팔이로 억척같이 사는 ‘흑과부’라 불리는 여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어느 동네에 사는 전업주부 ‘나’의 이야기입니다. 과부가 아님에도 과부라고 속이고, 게다가 폐병으로 앓는 남편에게 변변한 약 한번 사주지 않고 끝내 죽게 하고, 자기네보다 더 궁색한 줄 알았더니 재개발 입주권의 입주금을 제일 먼저 마련했다는 소문에 흑과부에게 배신감을 느낀 ‘나’를 비롯한 동네 아줌마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그녀와의 거래를 마치 크나큰 자선처럼 느끼고 사람취급을 하지 않았던 흑과부가 누구도 넘보지 못할 처녀지 같은 아름다움을 숨기고 가난에 맞서 얼마나 공포스럽게 살아왔는가를 ‘나’는 비로소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