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왕자’ 롱사르의
‘완벽한 사랑에 대한 욕망’의 노래
피에르 드 롱사르(1524-1585)는 르네상스 프랑스 시의 개혁을 주장하고 실천하였던 ‘플레이아드 유파 La Pleiade’의 수장으로서 1550년의 『오드시집』을 시작으로 소네트 형식의 『사랑시집 Les Amours』를 비롯하여 엘레지, 서사시, 찬시, 논설시 등의 다양한 장르와 소재들을 제시한 르네상스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그에게 ‘시인들의 왕자’라는 수식어가 동시대 작가들에 의해 부여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시가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대에 시의 가치가 무엇인지, 시란 무엇을 노래하는지, 그리고 시인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탐색하고 증명하였다. 이런 시도에는 고대의 모방을 통한 새로운 시적 창조라는 원칙이 있었다. 그가 고대의 작가들을 모방하고, 철학의 다양한 주장들을 자기 시에 도입하면서도 그것을 새로운 시어로 승화시킨 것은 시를 창조하는 자의 고귀한 위상이란 인간과 세계, 지상과 우주의 밀접한 상호성을 파악하는 데에서 확보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롱사르는 인간에 대해 고민하고, 인간의 위엄을 우주의 광활함 안에서 시의 언어로 노래하려고 시도한 ‘인문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선구자 페트라르카의 숭고한 사랑을 모방하며 롱사르는 동시대인들에게 ‘완벽한 사랑에 대한 욕망’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새로운 프랑스 시가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자 원했다. 그 증거가 바로 이 책이다. 그는 이 시집에서 트로이아의 불행한 예언자인 카산드라와 동일한 이름을 지닌 카상드르라는 한 여인에 대한 사랑과 찬양을 통해 숭고시의 명맥을 이어간다. 그의 여인은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녔으며, 그녀에 대한 열정이 이 시인의 불행한 운명을 결정하지만, 이런 비극적 상황 안에서 그는 사랑과 시의 밀접한 관련성, 시적 글쓰기의 의미, 시적 의식의 형성과 불행한 사랑의 연관성 등의 매우 다양한 주제들을 탐색한다. 형식적 완벽함과 내적 긴장성을 유지한 이 시집은 그래서 미래 시인들의 사랑에 대한 현대적 해석의 한 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