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잘 이야기도 하지 않았던
아빠와 대학생 아들이 같이 걸은 800km 순례길
서로 서먹서먹하던 아빠와 아들이 함께 생장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까지 800Km를 걷기 시작한다. 이러한 일이 시작된 것은 여행 관련 TV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평소 여행 관련 TV 프로그램을 자주 보던 아빠가 TV를 보다가 문득 대학생 아들에게 말을 건넨 것이다. “아빠랑 저기 한번 가자.” 그렇게 툭 던져진 말은 정말 2년 뒤에 이루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아들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과연 아빠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걸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역시나 두 사람은 시작부터 삐거덕 댄다. 순례 첫 날부터 싸우고 만 것이다. 지친 아들에게 아빠는 계속 갈 길을 채근하고, 아들은 그러한 아빠에게 불만을 참지 않고 터뜨리고 만다. 이렇게 시작한 800km 길을 그들은 잘 걸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이번에 가톨릭출판사(사장 김대영 신부)에서 출간된 《아빠는 함께 걷자 했고 우리는 산티아고로 갔다》는 서로 친하지 않았던 아빠와 아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그 관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들려주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책이다.
지금까지는 아빠와 아들의 관계로 지내 오면서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왔었다. 그래선지 아빠와 함께 피레네 산맥을 넘던 첫날부터 생각처럼 쉬운 순례가 아니었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은 거리가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무려 800킬로미터였다. 그 먼 거리감만큼이나 멀어져 있던 아빠를 이번 순례를 통해 가까이할 수 있었다. 순례를 마친 지금 나는 아무리 말로 표현해도 부족할 만큼 끈끈한 유대감으로 아빠를 사랑하고 있다.
― 9쪽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