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한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낸 인간을 이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이보다 흥미진진한 옷 이야기는 없다, 이보다 깊게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
‘푸른들녘 인문교양 시리즈’의 첫 책인 [옷장에서 나온 인문학]으로 신선한 독서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이민정 저자가 이번에는 옷을 둘러싼 여러 개념으로부터 인간의 감정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두루 탐색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저자는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지만 독자들은 이를 ‘소설처럼’ 읽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피력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자. 우선 패션의 역사는 유물이나 사료 위주로 정리되는데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외래어와 전문용어들이 사용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그 개념들이 가리키는 실체가 과거에만 존재함으로써 ‘말과 실재하는 사물’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그 결과 대중은 패션의 역사를 특별한 전문가의 몫이라거나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어떤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을 저자는 안타깝게 여겼다. 그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패션의 역사에 접근하기로 마음먹은 배경이다. 저자의 말을 빌자면, “조금 느리더라도 말과 물건을 연결시키고, 그 물건의 역사적 배경을 묘사하고, 그 모든 것과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식이다. 그는 덕분에 또 다른 소득을 얻었다고 한다. 즉 “옷에 숨어 있던 감정이 드러난 것입니다. (…) 전쟁터에 나간 기사를 기다리는 공주, 전 재산이 고작 40실링인 가난한 농노, 자전거 타고 달리는 음란한 여자, 절벽으로 버팔로를 몰아가는 원주민, 배에 실려 가는 노예… 그런 사람들이 삶의 장면 어느 한 곳에서 느꼈을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 시대를 특징 지어주는 패션 아이템과 그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 그리고 역사와 문화현상을 감칠맛 나는 글 솜씨와 더불어 풍부한 도판을 제공하는 이 책은 역사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읽기의 큰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저자가 ‘글쓴이의 말’에서 밝혔듯이, 사소하게 보이는 단어 하나에서 시작하여 당대 인류가 살아낸 환경과 시대 분위기, 사회 지리적인 조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역사적 장면에 이르는 글 전개 방식은 매우 독보적이며 신선하다. 긴장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덕분에 읽는 재미가 배가된다. 각 꼭지의 말미에 제공한 ‘연결고리’에 나오는 아이디어들은 독자들이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게” 해주는 촉매제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생태와 인간, 사회 시스템 혹은 구조의 변화, 신체 특정 부위의 노출, 미의 기준,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인식, 인종 혹은 계급의 문제 등을 복식 아이템과 연결하여 흥미롭게 다루는 만큼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읽고 문제점을 찾아내어 토론하는 데 활용될 자료로도 모자람이 없을 것임을 자신한다. 인간을 이해하면서 인문정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교양인, 기본적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그리는 청소년 모두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