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침묵의 시대’를 끝낼 수 있을까?
어느 인턴기자의 죽음 속에 담긴 ‘나’와 ‘우리’에 대한 진중한 성찰!
『침묵주의보』는 일상에서 은밀하게 작동하는 잔악한 권력의 시스템과 폭력성에 대해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는 소설이다. 최근 ‘갑’의 위치에 선 권력자들의 추악한 폭력과 비리가 하나둘 밝혀지면서 우리 사회에 충격과 경악을 던져주고 있다. 제 잇속을 챙기기 위한 탈법은 물론, 친인척·측근들을 위한 채용비리 그리고 엄격한 위계를 무기로 벌인 추악한 성폭력까지 부패의 뿌리가 드러나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에 권력의 부당한 남용이 이렇듯 짙게 드리워져 있었나 놀라울 정도다. 작가는 박대혁이라는 일간지의 기자이자 소시민이 겪는 사건을 통해 우리 일상에 만연한 권력형 부패와 비리를 폭로하는 한편, 자의와 다르게 동조자 혹은 하수인이 될 수밖에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심리에 주목한다.
작가는 기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언론사의 생리와 이해관계를 흥미진진한 서사 속에서 풀어낸다. 정의롭지 못한 윗선의 비리와 위선에 엮이게 된 힘없는 을이 겪게 되는 내적 갈등은 물론, 현실에서 언론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 그리고 정직하고 공정한 사회를 이루어나가기 위한 언론인의 역할까지 소설은 이야기의 폭을 점점 넓혀나간다. 특히 작가는 현재 일간지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어 이야기는 한층 사실적이면서도 현장감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일간지라는 조직의 구성원이자 한편으로 사회적 책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기자가 정당하지 못한 권력의 시스템에 편입되기를 교묘하게 종용받는다면 그는 과연 얼마나 용감해지고, 또한 얼마나 비겁해질 수 있을까? 대혁과 같이 항상 ‘을’의 입장에 있는, 우리 사회의 대다수인 우리는 자신의 생존권이 달린 부도덕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밥벌이’도 지키고, 스스로의 ‘존엄’도 지킬 수 있을까? 이토록 부적절하고 부조리한 사회의 시스템은 과연 제어할 수 없는 것일까? 작가는 긴장감과 속도감이 넘치는 이야기 속에 진중한 화두를 독자에게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