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무어 라페는 1970년대에 이미 “기아의 원인은 식량 결핍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결핍”이라며 글로벌 식품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스크리트어로 “식량Anna”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라페의 딸은 자라 『타임』지의 에코 인명사전(“Eco-Who’s Who”)에 이름을 올릴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환경 운동가가 됐다.
애나 라페는 이 책을 열며 “가을이 취소되었다”고 선언한 어느 잡지의 기사를 인용한다. 애나 라페가 사는 뉴욕만이 아니라 서울의 가을도 취소되고 있다. “한때 여름과 겨울 사이에 존재했던 그 알짜배기 계절”이 그리운가? 그렇다면 식탁을 바꾸라고 애나 라페는 명쾌한 어조로 말한다. 오죽하면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의 의장이 나서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고기를 덜 먹거나 아예 안 먹는 것”이라고 말했을까?
그러나 먹거리에서 희망을 찾는 일은 애나 라페의 제안처럼 당신의 엄지손가락을 이용한 아주 사소한 실천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자동차를 덜 몰고,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절전용 전구를 갈아 끼우는 것보다 지구를 지키는 데 더 효과적이고 맛있는 실천이 여기 있다. 또한 산업화된 먹거리 체계를 지속 가능한 먹거리로 전환시켜 나가다 보면, 기아에 허덕이는 수십억 명의 삶의 질, 종자와 가축의 생물 다양성, 소농의 복리와 황폐해진 땅의 회복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우리의 식단을 바꾸는 것만으로 이렇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뿌듯하고 흥분되는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