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 : 음탕한 계집』등의 저서를 통해 제3세대 페미니즘을 대변했던 엘리자베스 워첼의 자전적 회고록이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젊은 시절을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만 우울증에 관한 솔직하고도 대담한 기록이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이십 대까지 삶을 지배한 병적인 우울증을 어떤 꾸밈이나 가감 없이 직설적으로 묘사한다. 자해와 약물 중독, 이성 관계, 마약, 돌발 행동 등 우울증으로 인해 유발되는 끔찍한 자기 모습과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를 세세하게 보여 줌으로써 우울증 환자가 지닌 내면의 어둠을 선명하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현대인의 황폐한 자아, 관계의 허무함, 불완전한 자기애 등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낄 법한 다양한 문제들을 짚어 낸다.
또한 프로작이라는 항우울제의 복용으로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회복 과정을 얘기하면서 항우울제의 과도한 남용에 관한 문제 제기도 잊지 않는다. 이렇듯 불편하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한 개인의 절망과 어둠은 우리 사회의 현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