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왕국의 주인이었어!
내가 그걸 어떻게 도둑맞았는지 말했나?’
광기와 증오에 휩싸인 던바를 구할 자, 누구인가!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드라마 [패트릭 멜로즈]의 원작자
페미나상 수상·맨부커상 최종심 후보작 『모유』의 작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이 다시 쓰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한때 세계적인 미디어 왕국의 총수로 전능했던 헨리 던바는 일진 사나운 날을 보내고 있다. 그의 재산을 빼앗는 데 혈안이 된 두 딸들로부터 쫓기고 있기 때문이다.
노쇠해진 그는 애비게일과 메건, 두 딸에게 회사를 맡기고 물러났다. 몇 해 전에 갈라섰던 셋째 딸 플로렌스에게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하지만 탐욕스러운 두 딸은 전권을 장악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던바에게 약물까지 주입하여 외딴 시골 요양원으로 유폐시켜 버린다.
복수를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던바. 그곳에서 그의 유일한 친구는 알코올 중독에 정신 이상이 있는 코미디언 피터뿐이다. 그는 피터와 함께 탈출 계획을 세우고 드디어 비바람이 몰아치는 황야로 달아난다. 이를 알게 된 잔인한 두 딸은 마치 사냥감을 쫓듯 던바를 바짝 뒤쫓고, 그런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막내딸 플로렌스가 나선다. 과연 누가 먼저 그를 찾아낼 것인가.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소설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주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소설 「패트릭 멜로즈Patrick Melrose」의 작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이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도 ‘비극’으로 손꼽히는 『리어왕King Lear』(1605년~1606년 집필 완성, 1606년 초연)이다. 그는 원전의 비극을 고스란히 살려 권력과 돈이 얽힌 이 시대의 참상을 낱낱이 보여 주는 통렬한 가족 서사 『던바Dunbar』를 써냈다.
『리어왕』-『던바』는 작가 개인으로서도 뜻 깊은 작업이었는데, 그는 부유한 상류층 가정의 모순을 잘 알고, 괴물 같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 누구보다도 『리어왕』 속 상황이나 고통을 잘 이해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대학 입학시험도 『리어왕』으로 치렀고, 시험을 준비하던 십 대 시절부터 이 텍스트에 몰두해 ‘메타포’나 ‘자기이해’ 등을 체화했다. 그의 작품 「패트릭 멜로즈」에서도 『리어왕』은 여러 번 언급되며 그의 삶 속에 『리어왕』은 항상 존재했다. “불행한 가족과 실패한 아버지, 권력 남용에 관련된 이야기는 내 전공입니다.”(《뉴욕타임스》 2017년 9월 28일 자 인터뷰에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늙은 왕 리어와 그의 세 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진실의 가치와 인간 정체성에 관해 묵직한 물음을 던지는 비극이다.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이 다시 쓴 『리어왕』-『던바』는 통렬한 가족 서사이자 권력과 돈, 용서의 가치를 진단해 이 시대의 참상을 낱낱이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