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레즈 서클』은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진 ‘본 시리즈’의 작가 로버트 러들럼의 장편 스릴러로, 명실 공히 그의 최고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암살과 테러리즘을 통해 강대국 정부들을 조종하고 끝내는 세계를 손에 넣으려는 비밀조직 마타레즈에 맞서는 두 첩보원의 활약이 숨 돌릴 틈 없는 스피드와 밀도로 그려진다. 러들럼은 각각 미국과 소련의 스파이인 두 주인공을 철천지원수로 설정하고, 이들 사이의 원한과 대립이 가슴 뜨거운 우정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인상적인 드라마를 창조했다. 얽히고설킨 추격전, 음모와 배신, 허를 찌르는 액션, 예상을 불허하는 반전에 애틋한 로맨스까지,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재미가 촘촘하게 들어찬 이 소설을 읽으면 어째서 러들럼의 이름이 끊임없이 할리우드에서 호명되고 저자 사후에도 대필 작가들에 의해 그의 주인공들이 계속해서 되살아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이브 사창가를 찾은 미국 합참의장이 끔찍하게 살해되는 장면으로 막을 연다. 뒤이어 소련의 일류 핵물리학자가 그의 집에 찾아온 손님들과 함께 암살된다. 국가의 이해관계와 무관한 곳에서 일어난 살인에 냉전시대의 국제사회는 술렁이고, 유력한 용의자 몇 사람의 이름이 양국 정상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중 하나인 소련의 KGB 요원 바실리 탈레니예코프는 죽어가는 옛 스승의 침상에 불려가 세계 곳곳에서 테러와 암살을 주도하는 수수께끼의 조직 마타레즈에 대해 듣는다. 마타레즈의 정체와 의도를 밝혀내기 위해 탈레니예코프는 미국의 정보원 브랜던 스코필드와 손을 잡아야 한다. 문제는 그들이 서로를 증오한다는 점. 가족을 살해당한 원한을 가슴 한구석에 묻은 채 힘을 합친 두 사람은 세계를 장악하려고 하는 마타레즈의 가공할 실체에 접근한다. 가슴에 푸른 원을 새긴 마타레즈 단원들이 그들을 추적하고 자국 정부로부터도 압박을 받는 가운데, 스코필드는 신비로운 여인 안토니아와 사랑에 빠지고 탈레니예코프는 마타레즈의 손에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 둘 잃는다. 슬픔과 분노, 희망과 불안을 끌어안은 채 미국과 소련이 낳은 최고의 두 스파이는 충격적인 진실을 향해 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