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아프리카 대단히 큰마음을 먹지 않으면 밟지 못하는 먼 대륙인 것은 분명하다. 피처럼 붉은 옷을 걸친 마사이 부족민들이 한가로이 도심을 활보하는 나이로비는 동아프리카의 관문, 케냐의 수도로서 독특한 주술적 매력을 드러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이로비의 기원과 비교적 짧은 역사에 얽힌 이야기 말고도 여행자가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혹은 한없이 낯설게 비쳐지는 도시 풍경들을 세심하게 잡아내어 보여준다. 나이로비가 세계 사파리의 수도인 까닭에 이 책은 사파리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우리를 위해서 많은 유명인들이 사파리에 얽힌 숱한 이야기를 남겨 놓았다.
나이로비는 처음에 ‘냐로베(Nyarobe)’로 표기되기도 했으나 나중에 나이로비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엥카레 나이로비(Enkare Nairobi)’는 마사이어에서 유래한 지명인데 ‘차가운 물’을 의미한다.
1890년 영국과 독일은 동아프리카 분할에 합의했다. 이로써 영국은 케냐와 우간다를 차지하고 독일은 탕가니카를 통치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895년, 케냐는 영국 동아프리카 보호령(British East Africa Protectorate)으로 선포되어 영국의 본격적인 통치를 받는다. 영국 정부는 1895년부터 인도양에 면한 천혜의 항구도시 몸바사와 빅토리아 호수 연안의 키수무를 연결하는 철도 건설 공사에 착수해 1901년에 완성을 보았다. 철도 건설의 주목적은 인도양과 우간다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철도망을 구축함으로써 우간다와 내륙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함이었다. ‘거대한 강철 뱀’은 철도를 의미한다. 이 ‘거대한 강철 뱀’의 출현은 기존 사회조직의 급격한 와해, 새로운 정치, 경제구조의 수립 등 많은 변화를 수반했다.
케냐박물관협회(National Museums of Kenya)의 관리 하에 있는 카렌 블릭센 기념관은 1920년대 초창기 백인 정착민들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기념관 뒤쪽의 널따란 뜰에 서면 응공 언덕(Ngong Hills)이 눈에 들어온다. 뜰에 서서 응공 언덕을 바라보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카렌 블릭센의 아프리카 회상이 들려오는 듯하다. “나는 아프리카에 농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응공 언덕 기슭에.”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과 ?킬리만자로의 눈?은 헤밍웨이의 아프리카 헌팅 사파리를 주요 소재로 삼아 쓰여진 작품들이다. 그는 1933년 34살의 나이로 2개월 동안의 헌팅 사파리를 위해 케냐에 처음으로 왔다. 20년 후인 1953년 다시 케냐를 찾은 헤밍웨이는 날렵하게 움직이는 동물들을 뛰어난 사격 솜씨로 사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