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꼭 살아남아야 합니다.”
영국도서관협회(CILIP) 선정 앰네스티 아너 상
호주출판협회(ABIA) 선정 올해의 책
'지구상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 로힝야족 이야기
호주의 난민 수용소에서 나고 자란 열 살 소년 수피는
지구상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이라 불리는 로힝야족이다.
투명 인간을 가둔 새장 같은 난민 수용소에서
하루의 삼 분의 일을 줄 서서 기다리느라 다 써 버리고
정체불명의 구역질 나는 음식으로 간신히 배를 채우며
잦은 폭력과 부당한 대우 앞에 오늘도 위태롭게 서 있다.
이것도 살아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은 그저 안전한 곳을 찾고 싶었던 것뿐이다.
이제 ‘난민’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그리 멀고도 낯선 단어가 아니다. 연일 뉴스를 통해 전쟁, 폭력, 박해 등의 이유로 삶의 터전을 잃고 목숨을 건 채 다른 나라로 도피하는 난민들의 실상이 보도되면서, 난민 문제가 전 지구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난민 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난민 숫자는 6,560만 명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30만 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3초에 1명씩 난민이 발생하는 셈이다. 게다가 그중 절반인 51%가 어린이와 청소년이라고 한다.
이러한 난민 소식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지구상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이라고 불리는 ‘로힝야족’ 이야기이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북서부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으로 주로 이슬람교를 믿는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는 135개의 소수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다종교 국가인데, 유독 로힝야족만은 자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박해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16년에 결성된 로힝야 구원군(ARSA)과 미얀마 군대의 충돌은 갈등을 더욱 악화시켰다. 미얀마 군대는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우며 대규모 소탕 작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대량 학살, 성폭력, 지뢰 매설, 그리고 마을을 통째로 불태우는 지경에 이르러 지금까지 7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피란했다.
사실 이들이 갈등을 빚은 역사는 영국의 미얀마 식민 지배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뿌리 깊다. 영국이 식민 통치하는 동안 로힝야족을 미얀마로 이주시킴으로써 버마족과 갈등을 빚게 했고, 이후 1948년에 미얀마가 독립하자 로힝야족에 대한 본격적인 박해가 시작된 것이다. 로힝야족은 개종을 강요당하고, 토지를 빼앗기고,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민권을 얻지 못해서 불법 이민자로 차별받아 왔다. 로힝야족 문제는 정치적?역사적 배경이 있기에 단순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 미얀마 정부가 탄압하는 대상이 반군과 관련 없는 민간인들이기 때문에, 보다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엔과 국제 사회는 반인륜적인 범죄에 가까운 ‘인종 청소’를 자행하는 미얀마 정부와, 로힝야족 탄압을 방관하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지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맞서는 한편, 로힝야족의 기존 거주지에 정부군의 기지를 건설하거나 다른 소수 민족의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