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장창창! 쨍그랑!
값비싼 도자기들이 깨져 나가고 가구들이 부서졌다.
백발의 노인은 쉬지도 않고 손에 쥔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렇게 얼마나 내실의 집기들을 부쉈을까.
“쿨룩, 쿨룩.”
노인은 밭은기침을 잠시 내뱉다가 한쪽 구석에 있는 원탁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원탁 주변에는 취존과 황사의 소회주, 그리고 목이내가 앉아 있었다.
그들의 표정이 제각각이었는데, 취존은 담담해 보였고, 황사의는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쉬어 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목이내는 연신 침을 삼키며 좌불안석이었다.
그리고 원탁 뒤로는, 화재로 불타 죽은 것으로 알려진 황 총행수가 입술을 꾹 깨문 채 서 있었다.
그랬다.
백발노인은 위중한 병을 앓고 있다던 천하상회의 주인, 황전노(黃錢勞)였다.
황전노는 들숨과 날숨을 천천히 반복하다가 아들인 황사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십 년 전, 네 녀석이 나에게 천하상회의 주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사의는 고개를 들어 부친을 직시하며 답했다.
“예.”
“그때, 내가 너에게 말했었지. 크게 성공할 인물은 두 가지를 갖추고 있다고. 기억하느냐?”
황사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첫째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라 말씀하셨습니다. 역사, 철학 등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사람의 심리, 그리고 기술과 예술에 관한 많은 책을 읽으라 하셨습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토론을 하거나 의견을 듣고, 그로써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 하셨습니다.”
“그렇지. 아는 것은 힘의 근간이 된다. 둘째는?”
“그렇게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라 하셨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지혜가 늘어갈 것이니, 나중엔 역경이 있어도 수월하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맞다. 지식을 태산처럼 쌓더라도 현실에 접목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겠느냐?”
“…….”
“묻겠다. 너는 그 두 가지를 갖추었느냐?”
황사의는 입을 쉬이 열지 못했다. 황전노는 그런 아들을 노려보다가 혀를 찼다.
“쯧쯧, 못난 놈.”
“…….”
“형제들을 죽이면 내 자리가 고스란히 네 차지가 될 줄 알았더냐? 명심해라. 네 녀석이 날 계속 실망시키면, 나는 양자를 들일 수도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