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명예의 전당 3>은 1권과 2권의 SF단편들과 달리 SF 거장들의 중편을 모아놓았다.

폴 엔더슨 <Call Me Joe 조라고 불러다오>

로버트 하인라인 <Universe유니버스>

C.M. 콘블루스 < The Marching Morons 끝없는 얼간이들의 행렬>

헨리 커트너, C.L. 무어의 <Vintage Season 기념할 만한 계절>

에릭 프랭크 러셀 <...And Then There Were None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코드웨이너 스미스<The Ballad of Lost C'Mell 방황하는 씨‘멜의 연가>

<조라고 불러다오>는 영화 아바타의 기본 스토리를 떠올리게 하는 명작이다. 아바타에서처럼 하반신이 마비된 에드워드 앵글시는 목성의 엄청난 압력과 극한의 환경을 견디도록 유전공학을 이용해 제작된 Joe라는 이름의 동물을 안전한 기지에서 심령투사기로 조종하기 위해 자원했다. 그런데 심령투사기에 문제가 생겨 심리학자 코넬리우스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지로 초빙된다. 결국 코넬리우스는 심령투사기의 문제가 아니라 앵글시의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라고 결론짓는다. 작품의 마지막에서 앵글시는 불구의 몸을 포기하고 조의 몸을 선택한다.

<유니버스>는 여러 세대에 걸쳐 항해를 하던 거대한 우주선안에서 벌어지는 돌연변이 인간들과 중세시대로 돌아간 인간들 사이에서 끝없이 벌어지는 전쟁을 그리고 있다. 우주선 아래층을 점령하고 있는 중세화된 인간들은 우주선 안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다. 우주선 밖에 더 넓은 우주가 있다는 엉뚱한 학설을 퍼트리다가는 과학자집단에게 붙잡혀서 사형을 당하게 된다. 중세이래로 새로운 학설을 퍼뜨리는 사람을 이단시했던 인간 사회의 자화상을 그린 소설이다.

<끝없는 얼간이들의 행진>은 먼 미래에 인류의 전체적인 지적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미래의 평균 IQ 는 45다. 일부의 천재들은 하루 24시간을 쪼개쓰며 나머지 인구들을 먹여살리고 지구를 관리하느라 숨쉴 틈조차 없다. 그 때 수백년간 관속에 묻혀있던 부동산 중개인 발로가 깨어나고 그럴듯하게 사람들을 속여넘겨 부동산을 팔아넘기는 그의 재주를 인구문제에 쓰기로 한다. 결국 그는 대통령이 되어 가짜 금성행 우주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사람들은 절대 금성에 도착하지 못하는 금성행 우주선을 타게 되고 결국 지구의 인구문제는 해결된다는 스토리다. 끔직한 상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소설은 때로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우리주위의 잔혹한 현실들을 우리가 다른 각도에서 주시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빈티지 포인트>는 이 모든 SF 명작중에서도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먼 미래의 여행자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날씨를 가지고 있거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던 때로 여행을 떠난다. 만약 미래의 여행자가 바로 우리 마을에 왔다면 .... 그건 엄청난 대재앙이 우리 마을에 닥쳐올 것을 의미한다. 그 엄청난 재앙 속에서 유독 허름한 집 한 채만 살아남기에 미래의 여행자들은 앞을 다투어 그 집에 세들고 싶어 경쟁을 벌인다. 그 집의 발코니에서 엄청난 대 재앙의 향연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우주 연방의 행성들을 순시하기 위한 전함이 연방의 변두리의 어느 행성에 도착한다. 그 행성에는 간드인들이 살고 있었다. 간드인들이란 간디를 따르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이주한 행성의 주민들이다. 간드인들은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명령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명령에 언제든지 거부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또 돈 대신 서로 품앗이 비슷한 개념의 경제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방관들은 월급을 받지 않지만 사람들은 소방관들에게 자신들 가게에서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거나 옷을 살 수 있게 한다. 행성의 지도자를 찾기 위해 파견된 전함의 선원들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는 간드인들의 사고방식을 비웃지만 누구든지 원하기만 하면 비어있는 농장이나 상점을 차지할 수 있다는 말에 간드인이 되기 위해 하나 둘씩 탈영을 시도한다. 돈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보는 느낌이다.

<방황하는 씨‘멜의 연가>는 미래 사회에 노동력을 충당할 목적으로 동물들을 유전자조작해서 사람처럼 만들어 노예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그 중에서 씨’멜은 고양이인간인데 너무나 아름답고 영리한 기녀다. 그녀와 제스트코스트라는 인간 의원이 서로 힘을 합쳐 노예해방운동을 벌이다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동물들을 학대하고 노동력과 식량으로 착취해왔다. 만약 동물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그들은 우리 인간을 향해 뭐라고 항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