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이 지知의 실패에 이르는 지점을 부각해
다양한 사회문제와 대형 사건 사고의 해결점을 모색한다
점점 구체적 현실이 되어 가는 말기 암과 유전병의 치료, 우주여행, AI 로봇 등을 생각하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장밋빛 미래만을 가져다줄 것 같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 지구온난화 문제, 성층권 오존층 파괴 문제, 환경호르몬 문제, 핵폐기물 처리 문제, 유전자변형작물의 안전성 문제 등 치명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책은 지금 인류가 직면한 많은 문제가 과학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사회문제임을 상기시키며, 그것을 ‘지(知)의 실패’로 규정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광범위한 사회문제에 대해 과학계나 인문학계 등 학계는 물론 정치집단과 시민사회 집단 등 그 어디에서도 유력한 해명이나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다양한 담론만이 넘치는 현실을 지적한다. 과학기술이 초래한 다양한 사회문제가 급격히 우리를 위협해 오는데, 판에 박은 동일한 사고회로와 행동회로만이 작동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인간의 여러 활동과 과학 및 기술을 동격으로 파악하고 그것이 사회와 일으키는 상호작용의 양상을 분석하는 것, 그다음 정형적이라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제대로 판별하는 것, 그에 따라 한없이 달라지는 과학?기술?사회의 여러 측면에 대한 과거와 미래를 제대로 생각해 나가는 것, 이런 것을 저자는 일반적인 지적 활동이라 전제한다. 그런데 이런 지적 활동이 당장의 성과와 이익 앞에서, 때로는 무심함과 무책임에서 비롯된 실수나 습관적 행위로 인해 간과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여러 대형 사건 사고로 이어졌다.
이 책의 저자 마쓰모토 미와오 교수는 일본은 물론 현대의 자본 중심 사회에서 발생한 과학기술의 여러 역사적 실패 사례를 제시하며, 그 원인을 과학기술과 사회학의 단절, 사회학자와 과학기술자의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회피에서 찾는다. 과학기술의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학문의 무능력, 곧 지(知)의 실패를 해결하는 방법을 과학기술사회학의 통찰에 기초해 제시한다. 그것은 기술관료주의(technocracy)와 기술다중민주주의(technomassdemocracy)라는 양대 함정을 피해 진정한 기술민주주의를 이루는 길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찬란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왜 인류 사회의 재앙을 막기는커녕 도리어 초래하는지, 이 책에서 내건 ‘지(知)의 실패’라는 견지에서 면밀히 고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