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소중한 사람과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하는 것은 삶의 일부가 사라지는듯한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부모님의 돌아가실 때는 더욱 그러하다. 삶의 일부가 아니라 나를 지탱해주었던 기둥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그러나 부모님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일 시간적 여유도 없이 갑작스레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쏟아진다. 다행히도 요즘은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경황이 없는 유족들을 위해 장례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대신 해주는 상조회사가 성행하고 있고, 그 덕분에 장례식에 대한 부분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큰 문제없이 치루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 문제들에 대해선 대다수의 유가족들이 고충을 토로한다. 상속문제나 집 처리 등과 같은 대부분 망자에게 결정권이 있었던 일들이기 때문이다. 생전에 알아두고 결정해야할 일임을 분명하게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죽음에 대해 미리 말하는 것을 금기시 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웃나라 일본은 노령화지수 세계 최대인 국가답게 “엔딩 인터스트리(공식명칭 Life Ending Industry)”가 번성하고 있다. 삶의 끝자락에 섰을 때 준비해야 하는 모든 것을 각 분야의 전문가를 포진하여 최상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산업이다. 이 책의 저자는 15년간 해마다 1천 건 이상의 장례나 공양의식을 상담하고 수백 차례 입회하는 엔딩 인더스트리의 대표주자이다. 상담을 진행하고 갖가지 사연을 담은 장례를 치루면서 목도하게 된 비극적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생전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조금만 더 의식전환이 있었다면, 불필요한 감정소모와 혈육 간의 갈등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 책은 엔딩 인더스트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어떤 전문가라도 부모에게 자식이 먼저 다가가고 필요한 일들을 처리하는 것만큼 훌륭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자녀들이 부모님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데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또 그것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의 밖에 있다. 저자가 책에서 알려주는 대로 하나씩 실천하다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부모님에 대해 많이 알고, 이해하고, 가까워져 있을 거라는 점이다. 그것이야말로 부모님께 드리는 최고의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