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세대 혹은 비지구적 신종의 출현, 김산의 첫 번째 시집
중력을 뚫고 폭발하는 이미지 속에서 무의미의 의미를 탐문하다
2007년 《시인세계》로 등단한 이후 “거침없는 활달함과 왕성한 생명력”으로 우리 시단에 새로운 미감을 선보여 온 시인 김산의 첫 번째 시집. 그는 불시착으로 지구별에 떨어진 우주 소년처럼, 김산의 기발한 방외적 상상력은 금성 마크가 붙은 라디오에서 우주의 비밀스러운 소리를 엿듣고 비 내리는 고요한 광릉 숲을 역동적인 록 페스티벌의 현장으로 변모시키는 등 가공의 시적 공간을 세속의 삶과 탁월하게 엮어 낸다. 또한 시인은 소소한 존재들의 언어를 온전히 받아 안는 신낭만주의적 태도로 의미는 무의미하다며 무의미의 의미를 따져 묻는다.
자체적으로도 훌륭한 세계를 이루는 이미지들과 짐짓 무심하게 나열하는 말장난 같은 시어들이 어우러진 시인의 시는 논리적 흐름이나 의미의 연관성을 찾는 일은 무의미하다. 시인은 거침없이 묘사하지만 느슨하게 병렬한다. 그리고 그것이 독특한 매력이요, 즐거움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파고든다.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상력, 팔딱거리는 신선한 시적 감각, 그리고 이를 현실 속의 이미지로 조각해 내는 놀라운 재주를 가진 김산의 시편 속에서 지나칠 수 없는 “총체적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