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램프의 요정이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어린 시절 이런 고민 한 번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 이루어질 가능성은 1퍼센트도 없지만 우리는 참 진지하게 고민했다. 물론 진짜 소원이 이루어지진 않겠지만 이런 질문은 의외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한다.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세상에 내가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에 대한 철학적 고민들을 안겨준다. 『오데사와 신비한 책의 도시』에는 책 중의 책 ‘부쿠스’와 마법의 펜이 등장한다. 뭐든지 쓰면 현실이 되는 책, 그리고 그 책에 글을 쓸 수 있는 유일한 펜.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비슷한 고민을 한다. 뭘 써야 할까? 어떤 세상으로 만들까? 아니, 그런데 세상을 내 마음대로 바꾸는 게 맞는 걸까?
소설의 주인공 오데사는 열세 살이 될 때까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세상과 격리되어 엄마와 단 둘이 살아왔다.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해도, 아빠의 ‘아’자만 꺼내도 격하게 화를 내는 엄마 때문에 하루하루 불만만 쌓여간다. 엄마가 서재에 틀어박히는 밤에 몰래 지붕 위를 산책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녀가 가진 특별함이라고 해봐야 불같은 당돌함과 고집불통인 성격, 책과 시를 사랑하고 지붕을 잘 타며 직접 고안한 바퀴 달린 신발을 타고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두 개의 머리핀만 있으면 어떤 자물쇠든 열 수 있는 능력 정도다. 늘 아빠와 함께하는 모험을 꿈꾸지만 실제로는 아빠를 만난 적도, 집 밖으로 나가본 적도 없는 외로운 소녀다. 그런 그녀가 순간의 충동을 참지 못하고 도로에 내려가 ‘빛나는 책’을 주우면서 황당한 일들이 시작된다. 뭐라 부를지도 고민되는 이상한 녀석들이 쫓아오고,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집 안을 뒤지는데 말하는 새가 나타나고…. 하룻밤 사이에 오데사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