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와 무크지 『시인』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고광헌 시인의 두번째 시집.
첫 시집 『신중산층교실에서』 이후 무려 26년 만에 선보이는 이 시집에는 촉망받던 농구선수에서 해직교사, 사회운동가, 언론사 대표 등의 이력을 거치며 격동의 한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온 시인의 신산한 삶과 올곧은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지나온 “삶의 짠한 곳을 콕 집어내어 환하게 하고 아득하게 하는 아름다운 시들”이 잔잔한 울림을 던지며 가슴을 “울컥, 하게 만드는”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지난 세월, 암울한 시대에 맞서 온몸으로 “최루탄 산발하던 시간 속”으로 달려왔던 시인은 잠시 가쁜 숨을 가다듬고 “유일하게 평화로 남은/유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상처로 얼룩진 쓰라린 시대를 견뎌온 ‘어머니’의 기품을 가슴에 새기며 가파른 삶의 현장을 숨가쁘게 달리기도 하고 “섣부르게 이기려는 흉내 내면서” “백미터 달리기로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며 반성과 성찰의 시간도 갖는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빈집에/홀로 피어/발길 붙드는 꽃들”에게서 애정어린 눈길을 거두지 않고, “하찮게 보이는 것에”도 “희망을 품는” 시인의 다감한 마음은 변함없이 희망의 노래가 되어 읽는 이의 마음에 퍼져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