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공간의 역사적 과제인 민족국가 건설이 중심주제로 설정
『종』은 1947년 백양사(白楊堂)에서 간행(46판, 152쪽)된 시집이다. 설정식의 첫 번째 시집으로 배정국(裵正國)이 장정하고 최재덕(崔載德)이 삽화를 그렸다. 책머리에 「세상을 떠난 사백(舍伯)의 머리맡에」라는 헌사(獻詞)가 있고, 1부에 「태양(太陽) 없는 땅」·「우화(寓話)」·「권력(權力)은 아모에게도 아니」·「종(鐘)」 등 10편, 2부에 「단장(斷章)」·「경(卿)아」·「사(死)」 등 5편, 3부에 「또하나의 다른 태양(太陽)」·「달」·「해바라기」 등 13편으로 모두 28편의 시가 실려 있다. 책 끝에는 지은이의 장편소설 『청춘(靑春)』의 일부분인 「빛을 잃고 그 드높은 언덕을」을 후기로 수록하고 있다.
「종」에서 “내 간 뒤에도 민족(民族)은 있으리니/스스로 울리는 자유(自由)를 기다리라/그러나 내 간 뒤에도 신음(呻吟)은 들리리니”라고 표현함으로써 자유 획득을 위한 투쟁에서 민족의 인내를 감춘 것이자 그 극복의 의지로 ‘종소리’를 노래하고 있다. 즉, 밤을 지키고 새우는 것과 권력의 폭력에 신음하는 것이 ‘종의 운명’이며, 민족의 인종을 깊숙이 감춘 것이 ‘종소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