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연해주 독립운동,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우리가 꼭 만나야 할 그 땅, 그 사람들을 찾아서-
『다시, 독립의 기억을 걷다』는 현직 역사 교사의 발로 쓴 한국독립운동사이자, 최근 만주와 연해주 지역의 현장성까지 생생하게 담아낸 답사 보고서이다.
만주와 연해주를 10년 넘게 답사해온 필자는 오늘도 수많은 한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길에 다시 섰다. 그리고 다시금 ‘우리의 독립운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묻는다.
“비행장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길의 산과 들은 대한민국을 너무 닮아 있었다. 1937년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이전까지 이곳저곳에서 농토를 일구고 살았던 한인들의 삶이 여기에 더 보태졌는지, 블라디보스토크는 우리의 마을처럼 친숙했다.”
다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필자는 고구려와 발해의 찬란했던 유적부터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의 가슴 아픈 흔적까지 만주와 연해주 곳곳으로 독자들을 이끌어가며 독립운동의 현장에 생긴 변화들을 살핀다.
“하얼빈에 정율성 기념관이 건립되었고, 하얼빈 역사에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이 들어섰다 철거되었으며, 731부대는 ‘죄증진열관(罪證陳列館)’으로 새 단장을 했다. 용정의 대성학교 앞 윤동주 시비 왼쪽에는 거대한 윤동주 동상도 섰다. 명동촌은 윤동주 기념관과 기념 시비로 가득 찼고, 송몽규의 집도 명동학교도 다시 단장되었다. 찾아가기 어려웠던 윤동주 시인의 무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우당 이회영의 순국지가 체포 장소인 다롄의 수상경찰서가 아닌 뤼순 감옥임도 밝혀졌다.
가장 큰 변화는 고구려·발해 역사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해 중국의 역사로 둔갑되어 있었던 점이다. 집안의 고구려 유적은 중국식으로 꽃단장을 했고, 새로 지은 집안 박물관 제1전시실의 주제는 ‘한당고국(漢唐古國)’, 즉 한나라와 당나라 시기의 옛 국가라는 뜻이었다. 또 발해 수도인 상경용천부 안내판에는 ‘발해는 중국 당나라 때 속말말갈족이 건국한 나라’라고 쓰여 있었다.”
독립의 영웅들과 만나다, 민족의 시간과 만나다
“만주와 연해주의 독립운동을 소개한 답사기나 안내서, 고구려와 발해를 다룬 역사서는 흔히 볼 수 있다. 필자는 역사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업하듯이 만주와 연해주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필자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 영웅들과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한 만주·연해주 동포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이 기억해야 할 시간과 사람들을 강조한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와 그들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기억하고자 한다.
현장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전해주는 기록과 사진자료들
안중근의 단지동맹비와 순국 장소인 뤼순 감옥, 민족시인 윤동주 생가, 만주 벌판을 호령했던 광개토태왕과 장수왕의 무덤, 한국 독립군의 동경성 전투 현장, 발해의 상경용천부… 필자는 지금 그곳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답사기는 현장성과 관련 사진 자료가 생명이다. 이를 담보해 내지 못하면 글은 생명력을 잃고 만다. 2013년 연해주를, 2016년, 2017년 다시 만주의 독립운동 현장을 둘러보았다. 현장의 모습을 더욱 생생한 사진으로 다시 바꿀 수 있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