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년 조선문단의 특별한 존재 백호 임제 시의 정수를 모은 선집. 16세기의 위대한 문학가로, 활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이룩한 다채로운 시세계의 높은 예술적 성취를 유려하고 현대적인 번역으로 선보인다. “우주간에 늠름한 사나이”로 자처한 호방함, 중국 중심 세계관에 갇힌 자국 상황을 한탄하는 드높은 자존감, 당쟁이 격화되던 시대와 끝내 타협하지 않은 기개와 함께 팔도의 아름다움을 탐하는 풍류와 서민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다감함을 보여주는 시 118수와 시조 2수, 만사(輓詞) 등이 실렸다. 한문학 연구에 높은 경지를 이룬 임형택 선생의 편역에 소장학자 이현일 씨가 현대적 감수성을 보탰다. 자신의 임종 자리에서 약소국에 태어난 것을 한탄하며 곡을 하지 말라고 호령한 남다른 기상과 기생의 연시를 대신 써줄 만큼의 낭만을 함께 지녔고, 시와 산문에서 모두 이름이 높았으며, 활달하고도 섬세한 작품세계 또한 비할 데 없이 독창적인 백호 임제의 넓고도 깊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