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또는 발전해야 존재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느리지만 행복했고 불편했지만 감동과 진심을 느꼈던, 사라져가는 피사체를 찾아 여행하는 책이다. 사라져가야만 하는 옛것, 그리고 우리의 것, 디지털과 문명의 이기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또는 당연하게 살아가는 피사체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사진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새것’만을 지향하는 현시대에서 ‘사라져가는 것’, ‘묵은 것’에 대해 한 번쯤은 돌이켜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이 ‘헌책’인 이유가 바로 그것인 것처럼….
처음 사진을 접하게 되었을 때 이병진은 쉴 틈 없이 셔터를 누르고, 보다 나은 카메라와 장비를 들여 더 멋진 사진을 만들어내길 기대했단다. 언제부턴가 목적 없이 나서는 출사가 재미없을 뿐 아니라, 지루하며 의미 없는 일이란 걸 깨닫기 시작했다. 사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소소한 사진 속 추억이나 옛이야기의 향수가 묻어나기를 바랐고, 그 일환으로 이 책을 준비하게 됐다. 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진짜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결국 그것은 ‘사람’에 종착되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여행을 하며 만난 그들의 이야기 하나하나는 모두 드라마이고 그들이 말하는 장면 장면은 모두 영화가 되었다. 오늘은 또 누구를 만나게 될까? 점점 어떤 사진을 찍게 될까라는 기대감보다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와 표정을 보게 될까 하는 기대감으로 변해갔다. 순수함과 가식 없는 표정. 그 어떤 연기자도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최고의 표정을 그들이 내게 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