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소통,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새로운 풍경이 그려진다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작으로, 신예작가 박솔뫼의 이상하고 낯선 매력을 담은 작품이다. 국적도, 성별도, 인종도, 직업도, 인생의 목표도 중요하지 않은 다섯 남녀가 만나고 젖어들고 흩어지는 순간들을 투명하게 포착한 스틸사진 같은 소설이다. 21세기 신인류를 지칭하는 ‘노마드적 인간’의 초상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재현해 낸 이 작품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이상하고 낯선 마력을 가진 소설’, ‘속도 없는 속도가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국의 한 호텔에 장기 투숙하면서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을’. 대화보다는 침묵의 소통을 믿는 그녀는 유일하게 침묵의 행간을 짚어낼 줄 아는 열 살 연하의 남자친구 ‘민주’를 자신의 곁으로 오게 한다. 호텔에는 역시 장기 투숙자인 ‘프래니’와 ‘주이’가 있다. 사촌 자매이자 연인인 두 사람은 자신들의 관계와 삶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가족과 나라를 떠나 이곳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호텔의 장기 투숙자이자 하우스키퍼로 일하고 있는 ‘씨안’이 있다. 그녀는 네 사람을 멀리서 바라보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들 중 한 명을 사랑하기도 한다. 어느 날 한 발의 총성이 울리고, 이 사건은 5명의 관계를 변질시키고 마는데……. 이 작품은 이 5명의 남녀가 서로 스치고 흩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