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일 시인은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하여, 그 세계를 이미지 구현의 길로 안내하여 미적 가치의 그릇에 담아 놓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어려운 시어들을 동원하지 않고 우리 일상에 널려 있는 친근한 시어들만으로도 얼마든지 시적 형상화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미적 가치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겨 가능한 한 아름답게 시 속에 담아 놓으려 하고 있고, 이왕이면 유머와 해학과 풍자까지 채워 놓으려 하고 있음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는 시인의 내면과 품성이 이미 넉넉함과 여유로움과 여백의 향기를 갖추고 있고, 또 수없이 반복 훈련된 시 표현기법과 시적 형상화 능력과 터전이 갖춰진 데서 가능한 것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