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집의 주인공들은 실패한 작가이거나 화가이다. 그들은 오십줄에 들어서서야 현실적으로 부대껴온 생활을 뿌리치고 지상의 누추한 방 한칸을 찾아 집을 나선다. 일상의 삶에서 뛰쳐나와 자신의 실체를 찾아서 견딜 수 없는 마음의 부름을 따라가는 주인공들의 삶은 고독하고 험난하다.
삶이, 내 존재가 헛것으로 느껴지는 순간 우리는 절망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절망감은 현실로부터 우리를 일탈하고 싶게 만든다. 일상의 문턱을 넘어서게 만드는 것이다. 하물며 이제까지의 삶에 좌절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나머지 인생은 자신의 존재를 찾아 서둘러 떠나야 할 마음의 지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