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 윤씨, 인수대비, 한명회, 성종…… 그리고 왕의 여인, 어을우동.
그들의 사욕과 사모의 혼돈 속에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숨은 언약이 잔혹하게 피어나다!
왕실의 족보인 선원록(璿源錄)에서조차도 완전히 사라진 여인, 어우동.
이 여인네는 이제 이름도 성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사초를 작성하던 사관의 붓끝으로 홀연히 나타나 무수한 사내들과 방탕했던 기록만을 남긴 채, 또다시 먼 길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11월 13일, 그녀는 종부시(宗簿寺)의 주청으로 선원록에서도 영원히 사라진다.
이 여인네는 왜 기생이 되지 못했을까. 아니, 되지 않았을까. 끓어오르는 육욕을 참지 못했다면 창기라도 될 것을 말이다. 어리석지 않았을 사대부의 여식으로 선원록에까지 올랐던 그녀 어을우동. 그녀는 정4품 혜인(惠人)의 작위까지 받은 왕실의 종친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