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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사랑과 매혹의 노래
글쓴이
미셸 쟁크 저
출판사
고려대학교출판부
출판일
2018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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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미셸 쟁크

중세학자, 문헌학자, 작가. 1945년 프랑스 파리의 이시레물리노에서 태어났다. 1964년에서 1968년까지 고등사범학교에서 중세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1987년 파리4대학 교수를 거쳐, 1995년부터 콜레주드프랑스에서 과거 20년간 공석으로 남아 있던 중세 프랑스 문학 분과의 교수직을 맡아 2016년까지 강의했다. 『의식의 목소리. 중세시대 신의 말씀과 시인의 노래』 『가스통 파리스가 본 중세시대』 『중세 프랑스 문학』 등 권위 있는 다수의 연구서를 저술하여 현존하는 최고의 중세 프랑스 문학사가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또한 학술 활동에만 머물지 않고 중세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과 탐정소설을 창작한 작가로, 2004년 의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콜레주드프랑스의 다르송발 교수가 등장하는 소설 『아르센 뤼팽과 다르송발의 비밀』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과 프랑스의 문화 전통을 되살리는 데 주로 철학적 사유만을 천착하던 그간의 협소한 틀에서 벗어나, 중세의 시와 노래, 문학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여러 저술들을 통해 보여준 공로로 2007년 발잔상Balzan Prize을 수상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하여 석학 초청 강연을 한 바 있으며, 2017년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학술기관인 아카데미프랑세즈의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책 소개

분야인문
2014년 여름의 오후 12시 55분 국영라디오 채널 ‘프랑스 앵테르’의 청취자들은 먼 과거의 시들이 울리는 것을 듣게 된다. 낯설지만 잘 알려진 시들, 친숙하고도 낯선 시들, 9세기부터 15세기까지의 시들. “왜 중세인가?”라는 첫 번째 방송으로 시작된 이 3분 30초 동안의 오래된 프랑스어, 그래서 젊었던 프랑스어의 울림은 마흔 번에 걸쳐 청취자들을 매혹과 사랑의 노래가 태동했던 시대로 이끌었다. 다름 아닌 중세, “종종 무지와 잔혹함으로 얼룩진 어둡고 난폭한 시대”인 중세이다. “Bienvenue au Moyen Age”, “중세에 잘 오셨습니다, 중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책의 원제이다.

저자는 원고를 쓰고 방송을 통해 낭독했으며, 그렇게 낭독한 것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그렇게 들려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마치 중세 문학의 태동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중세 문학은 들려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들은 귀를 통해 중세 문학을 누린다.”

“중세의 경우,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책을 읽는 일은 별로 없었고, 이는 지극히 드문 경우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을 듣는다. 가난한 자들은 광장에서 종글뢰르가 하는 이야기를, 힘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커다란 연회실에서 그의 전속 사제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구술자이자 저자인 미셸 쟁크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 비명/문학 아카데미 종신 사무총장, 콜레주 드 프랑스 명예교수이면서, 문헌학자, 중세 문학 전문가, 그리고 소설가로서 9세기의 가장 오래된 프랑스 시 [성녀 욀랄리 연송]부터 15세기 프랑수아 비용의 [유언의 노래]까지 중세 프랑스 문학의 노정에 독자들을 안내한다. “물론, 세상에 중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세 시는 그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며, 또 그리도 가까이 있어 거기서 우리는 우리를 다시 보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세 문학은 지나간 한 세계에서 온 것이라는 점이다. 중세 문학은 오늘의 우리가 생각했던 것을 말하려고 한 것이 아니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바로 그 대목에 주의를 기울인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 숱한 암시들로 가득한 중세 문학을 보다 정확하게 해독하고 한층 더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지나온 젊은 시절처럼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싱그러워진 중세 문학에서 보다 더 생생한 즐거움을 느끼도록 한다.

[ 롤랑의 노래]로 대표되는, 전사 영웅의 무훈시와 작은 필사본 끄트머리에 급하게 필사되어 운율도 없는, 여자들의 바느질 노래들, 멀리 있는 사랑에 대한 숭고하고 희생적인 그러나 욕망의 괴로움과 채워지지 않은 쓰라림의 어떤 사랑들, 아서 왕과 그의 길 떠나 방랑하는 기사들, 그릇에서 잔으로 그랄, 즉 성배의 변모,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페르스발의 고통스러운 입문 수련, 미약의 효과가 사라지고 나서야 진정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트리스탄과 이죄, 저주받은 질병과 비참한 현실과 악덕으로 저주받은 시인들의 시조가 되었던 시인들의 고별과 유언들, 저자가 들려 주는, 읽어 주는 이 모든 것들은 죽음과 광기와 맹목의 어두운 시대가 아니라, 우리 앞에 존재했던 한 장구한 시대, 사랑과 매혹과 거친 열정과 쓰라린 운명을 다양한 목소리로 노래할 줄 알았던 한 젊은 시대의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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