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당신을 위로할 책
스물아홉과 서른. 실제로는 딱 하루 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체감일자는 10년쯤 되는 것 같다. 반짝반짝 블링블링한 20대와는 이제 영원히 굿바이라는 생각에 한번 좌절하고, 이제 너도 더 이상 젊지 않다는 눈길로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에 두 번 좌절한다. 그래서 서른이란 여자를 까칠하고 예민하게 만든다. 일과 사랑, 결혼. 20대에 어느 정도 이뤄야만 했던 숙제는 고스란히 남은 채,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나, 잘 살고 있는 걸까?”
저자도 서른 살이 될 무렵, 문득, 친구들에 비해 너무 느린 속도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인도. 그녀에게 있어 인도는 심정적으로 가장 먼 나라,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라였다. 대학 새내기 때, 10년 후에는 꼭 인도 여행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걸 불현듯 떠올리며 스물아홉의 징글벨이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날, 뉴델리 행 티켓을 끊었다. 대책 없는 여행이었다. 인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타지마할과 갠지스 강 뿐. 하지만 막연한 설렘과 막막한 연말을 여행 가방에 주섬주섬 챙겨 넣고 그녀는 훌쩍 떠났다. 그곳에 가면 밀린 숙제를 다 풀고 돌아올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렇게 떠난 인도에서 울고 웃으며 보낸 100일간의 기록이다. 책 속의 모든 글은 청춘의 경계선에 서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맞이하는 20대의 마지막, 30대의 시작. 이 책은 그 불안한 첫 외출을 꿈꾸는 사람들을 때론 웃겨주고 때론 토닥여준다. 읽다보면, 어쩌면,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여행도짐’의 충동이 솟구쳐 마음을 다잡아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바람처럼 떠날 수 있는 자유 또한 서른에게 주어진 특권일지도 모른다. 훌쩍 떠나 치열하게 머물고 담담하게 돌아와 다시 평범한 일상에 스며드는 것. 달라지지 않은 듯 달라져버린 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돌아올 길을 예약하고 떠나는 스물아홉, 서른의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