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대 민중의 기상천외한 발상과 소망충족의 이야기들!
'다시 만나는 옛이야기'는 예전 사랑방이나 정자나무 그늘에 둘러앉아 전하던 단순 소박한 옛이야기들을 입말투(구어체) 현대소설로 재창조하였다. 고독한 존재인 작가가 또 다른 고독한 존재인 미지의 독자를 향하여 자판을 두드려 보내는 모스부호 같은 소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사람과 이야기 듣는 사람이 함께 소통하는 이야기판까지 꾸며냈다.
『복은 빌릴 수도 있지』는 우리 옛이야기 소설화 작업인 전 5권의 ‘다시 만나는 옛이야기’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집이다. 학자의 설화도 어린아이의 전래동화도 아닌, 전통시대 민중이 사랑한 이야기인 민담을 중심으로 한바탕 이야기의 카니발이 펼쳐진다. 작가는 머슴이나 나무꾼이나 주먹만 한 아이나 집 쫓겨난 셋째 딸 같은 일반 민중의 기상천외한 발상과 소망충족의 이야기들을 모은 『복은 빌릴 수도 있지』에서 ‘나이 불문 청춘’인 모든 독자에게 위안과 희망 그리고 통쾌함을 선사하고자 노력을 쏟았다.
종교나 고대 왕권과 관련 깊은 신화가 민족적 단위에서 수용된다면 전설은 역사성(시대성)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지역적 단위에서 수용된다. 이와 달리 민담은 세계적으로 분포하는데, 민담을 구성하고 움직이는 환상과 상상력은 곧 민중의 소망을 바탕으로 한다. 타고난 복이 없더라도 복 누리며 살 길을 마련하거나, 호랑이에게 죽을 위기를 장가도 못 가고 새경도 못 받는 제 처지 벗어날 계기로 삼거나, 죽으려다 신기한 물건 얻어 세상과의 불화와 자신의 불운을 극복하는 이야기는 민중의 소망이 만들어낸 이야기인 것이다. ?벙어리 이야기꾼?을 시작으로 『복은 빌릴 수도 있지』의 모든 이야기는 한편 독자들에게 우리 인생 자체와 또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통찰도 감동 깊게 전해준다.